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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창출 : 옥스퍼드 옛소방서예술센터
옛소방서예술센터는 각예술 장르를 관통하는 새로운 일들을 마련해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고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품기 위해 2011년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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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 2018. 12. 31.
제조사 : 편집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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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 / 고 / 상 / 품 / 상 / 세 / 설 / 명

기회의 창출, 옥스퍼드 옛소방서예술센터

 

이희영

 

숨기고 싶은 것이 갑자기 떠올라 낯 뜨거워지는 일이 있다. 이미 기억에서 사라졌고 남들이 관심 갖기도 만무한 일이 전혀 엉뚱한 때, 엉뚱한 곳에서 쥐구멍을 찾게 한다. 전시회 정보와 작품제작 자료를 얻기 위해 방문한 옥스퍼드 읍내의 조지 스트리트를 걸을 때 그랬다. 사람들이 무심코 밟고 지나는 맨홀 뚜껑의 동심원 한 가운데에 “F” 자를 보고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거가 일순간 떠올랐다.

 

30여 년 전 대학 때 들은 해부학 과목이 F학점이다. 이는 내 이력에 엄청난 누가 된다. 내게 재수강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처할 기회가 없었다. 옥스퍼드를 상징하는 OF가 결합된 맨홀 뚜껑의 표식은 나의 낙제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바로 거기서 몇 발걸음 되지 않은 데에 옛소방서예술센터(Arts at the Old Fire Station)가 있었다.

 

그 예술센터의 붉은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섰을 때 안내데스크가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어리둥절했다. 한쪽이 예술데스크 또 다른 쪽이 위기(crisis)극복데스크다. 한 지붕 두 가구를 방문하는 혼란스러움이다. 나는 예술쪽으로 가서 이 기관에 대한 나의 관심을 말했고 그 곳의 시설을 안내 받았다. 이렇게 나는 영국식 지역 문화기관을 2014년에 처음 접했고 이후 그 센터에 관한 정보를 주목해오는 중이다.

 

옥스퍼드 옛소방서예술센터는 국내에 좀체 소개되어 있지 않다. 전통에 빛나는 에쉬몰린박물관(Ashmolean Museum)이나 옥스퍼드현대미술관(Modern Art Oxford)를 비롯한 유명대학의 캠퍼스와 유명 건축물들에 가려 그 곳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눈길에 띠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 예술센터는 현지의 밀착된 문화적 특성과 정책상의 정보를 살피기에 좋은 모델이라 생각한다.

 

옛소방서예술센터는 각예술 장르를 관통하는 새로운 일들을 마련해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고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품기 위해 2011년에 문을 열었다. 여기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갤러리, 극장, 창작스튜디오, 카페, 아트숍과 같은 자체 시설을 활용한다. 신생기관인 만큼 아이디어 단계에서 파생하는 경영모델을 개발해 적용해왔다. 그 결과 2011년에 9만 파운드 매출이 2014년에는 50만 파운드로 신장했다고 한다.

 

설립 목적에서 예술을 지원하는 새로운 일이 삶의 고단함을 극복해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강한 소망이 읽힌다. 안내 데스크가 예술과 위기극복, 이 둘로 각각 나뉜 것은 이 기관이 예술과 삶의 위기 사이에서 가교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 도자기를 주로 다루는 피트리버스 박물관(Pitt Rivers Museum), 새로운 공연예술 축제를 개최하는 옥스퍼드 전당(Oxford Playhouse) 그리고 애쉬몰린박물관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한편 노숙자의 재활을 위해 그들에게 문화관련 보조 일자리를 알선하거나 그들의 예술적 재능에 따라 그리기, 연극,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한다. 심지어 이들 노숙자가 제작한 공예품이 아트숍에 진열되고 팔린다.

 

한 때 화재와 같은 재난의 극복하기 위해 쓰인 건물을 공연장과 갤러리, 아트숍과 창작스튜디오로 활용함으로써 예술을 통해 삶의 위기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함으로써 예술이 삶을 개선하고 새롭게 하는 기회임을 확인시킨다. 이곳의 모든 프로그램은 이 믿음에 따라 설계된다. 소수의 잘 훈련된 직원들과 지역민의 적극적 참여로 기부와 펀딩에 의한 자금 수익보다 공연과 서비스로 벌어들인 수익이 더 많기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준의 자산상태를 설립 3년 만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작년 봄 부천시에도 시각예술을 포함하는 복합문화 공간인 부천아트벙커B39가 문을 열었다. 옥스퍼드 옛소방서예술센터가 불을 끄던 곳을 재활용한 것이라면 부천의 B39는 불을 지피던 곳을 재활용한다. 문명의 찌꺼기를 마지막으로 처리하던 곳이다. 이미 건축물에 대해서 그리고 도시재생 정책에 대해서 중요한 상을 받았다. 몇몇 의욕적인 전시가 기획되고 점점 많이 알려지는 중이다.

 

아직 사업 미션의 설정이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산의 확보와 안정된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넓은 평원과 하천 그리고 공항과 연계된 교통망이 갖추어져 있고 의욕적인 예술가들의 지원이 쇄도하는 중이다. 국제성을 띤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입지에다 창작에너지를 갖춘 것으로 뵌다. 불이 지펴졌던 곳인 만큼 문화예술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그 불길에 나의 낙제 성적도 소멸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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