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Search Article

읽은기사 0
no img
Curator Business
Gallery Management
Special
   현재위치 : HOME >   >  
   전시기관에서 일어나는 일과 만나는 사람들   
미국의 시민이 배운 한국의 자수 : 해외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진출 사례


교육사업팀   /   2006. 11. 1.
 

미국의 시민이 배운 한국의 자수

                           해외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진출 사례



이 희 영, 미술평론가



     필라델피아미술관 중앙현관

       Photo: Heui-yeong Yi, Fuji Chrome Provia 100F, smc PK 100

       50mm 1.2, Pentax LX, 2006, Philadelphia
한국의 정체성에 관한 주장들은 대개 오천년을 이어온 문화적 연속성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그 믿음은 과거의 것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현재의 삶에 영향을 발휘하고 미래에 대한 정보를 암시할 것이라는 희망이다. 공예는 전통의 복구에 관한 그러한 믿음을 온몸으로 지탱해온 부담과 함께 최근 다양한 매체의 범람에 반응해야 하는 버거움을 동시에 안고 있다. 많은 지원 정책이 적용되고 숱한 행사가 곳곳에 펼쳐지고 있다. 그에 따른 외관의 성과가 종종 언론에 언급된다. 하지만 잔치가 끝난 자리에는 곧장 수고의 열매는 고사하고 일말의 위기감이 떠나지 않고 있다.

  이승희가 미리 보낸 재료와 유인물을 탁자에 진열하는

  교육담당 큐레이터

  Photo: Heui-yeong Yi, Fujiclolr Superia 400, F Zuiko 35mm 2.8

  Olympus XA 
지난 달(2006년 10월) 필라델피아(Philadelphia)와 워싱턴(Washington)에서 만난 섬유미술가 이승희(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미술관 강사)의 몇몇 개별적 실천은 문화사적 당위론에 앞서 과거를 현실에 복구하고 그것을 널리 알릴 암시가 보인다. 이승희는 필라델피아미술관의 초청으로 같은 달 14, 15일에 걸쳐 그 곳의 시민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 자수의 특성을 실증적으로 소개하는 교유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편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들과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10~18일 워싱턴 갤로스 로드(Gallows Road)에 있는 한미과학재단의 초청으로 전시회를 열어 보였다. 이 활동들은 한국의 전통 자수에 유지되어온 독자성에 대한 미술가의 해석을 수강생과 관람자에게 생생한 체험을 제공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완성된 자신의 작품을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것에 다림질 하고 있는 이승희



필라델피아미술관에서 진행한 교육프로그램 중 첫날 이승희는 12명으로 제한된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국전통자수의 기법에 관한 역사적, 형식적 특성을 영상물을 통해 설명하고 마련된 재료와 수틀 위에 학생들과 함께 버들가지 아래로 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봄날의 풍경을 제작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각자의 여건에서 수를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익힌 것으로 보였다. 그 들 중 한 명은 일본 자수의 기법을 배웠다고도 했다. 여기서 미술가는 평수, 이음수, 자련수, 우련수, 매듭수, 점수와 같은 한국의 전통 기법을 활용한 사물의 묘사를 통해 한국 수의 맛을 충분히 소개할 것을 기대했다. 그는 4세기에 이미 일본에 한국의 수가 건너간 사실을 일본의 자료를 통해 한국수의 역사적 특성을 설명하는 한편 수강생 개개인의 수틀에 직접 일일이 실습해 보임으로써 섬세한 한국수의 묘사와 제작의 특징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승희의 시범에 집중하는 수강생들



수강생 이외에 그 장소에는 미술관 측의 교육담당 2명과 한국인 큐레이터가 배석했다. 큐레이터는 통역을 맡고 미술사적 설명을 보충했다. 미술가에 의하면 한국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그의 보충으로 편안하게 가르칠 수 있었다고 한다. 교육담당은 교육기자재의 준비와 교육의 진행 외에 직접 수강생들 곁에서 미술가의 강의에 따라 그들과 함께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수강생들의 집중을 유도했다.



수강생들 중 몇몇은 가위처럼 언제든 손 가까이 둘 도구를 옷에 끈으로 매달거나 수틀의 정해진 고정을 피하는 등 연령과 신체적 습관에 따른 개성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 자신의 제작에 집중하고 자신의 영역을 유지하려는 지속적 태도를 보였다. 이 점은 국내의 수강생들이 강사를 예민하게 의식하거나 의존해서 그의 손길을 조급히 기다리는 것과 달라 보였다. 그곳의 수강생들은 뭣보다 이승희의 세세한 손놀림에 주목하고 어떤 이는 종이에 그것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특히 미술가가 수틀의 앞면과 뒷면, 이 둘 다를 의식해서 양손으로 제작하는 것에 놀라워했다. 이 때 자수가의 양손은 보이는 면과 그 이면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어 제작의 속도가 배가된다.

      이승희와 노년의 수강생



수강생이 자신의 자리를 뜨지 않고도 미술가의 손놀림을 볼 수 있게 한 쪽 벽면에 정교한 꽃의 묘사 과정을 동영상으로 투사했다. 그것은 이승희가 사전에 촬영한 것으로서 재료를 다루는 손의 실감을 중시하는 실기를 보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는 또한 강사의 제작을 직접 보지 못하는 수강생에 대한 미술가의 배려이기도 하다. 수강생들은 신체적 특성이 강조되는 실기에서 디지털의 시각매체가 제공하는 손 움직임의 설명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따라했다.



그 결과 3시간 반 만에 수강생들 대부분은 미술가의 강의를 통해 자신이 직접 제작한 한 폭의 수를 액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한정된 시간과 통역의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실습을 통한 한국전통 자수기법의 소개는 성공적이었다.

       서울에서 미리 보낸 교안과 재료들
뭣보다 수강생들의 수틀을 일일이 손봐주며 직접 실습해 보임으로써 친밀감을 유발한 점과 2차원의 평면으로만 보이는 수의 관습을 3차원에 실재하는 제작 공정의 공간으로 확장된 이해를 이끈 점이 이러한 결과를 가능케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승희의 방식은 미술관의 대중교육에 공예가 소통의 회복과 새로움의 각성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로 다가온다.



다음 날 이승희는 미술관 중앙대계단의 발코니에서 관람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본격적인 작품의 제작을 한나절 동안 시연했다. 자신의 수가 적용된 배게, 가위주머니, 귀주머니 등과 같은 소품들을 곁에 두고 수를 놓았다. 여기서 미술가는 형태의 윤곽 내부를 죄다 실의 결들로 채우는 전통적 방식에 매이지 않고 다소 개방된 공간이 드러나는 화면을 선보였다. 관람자들은 바늘이 비단을 뚫는 소리와 섬세하고 민첩한 그의 손놀림에 경탄했다.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시연 중인 미술가
주로 이들은 재료와 기법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그의 제작 태도에 많은 흥미를 보였다. 질문에 대한 세세한 응답과 제작 공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발걸음을 멈춘 관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는 제작의 공정에 참여하는 미술가의 몸짓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정보가 될 수 있음 보여 준 것이라 하겠다.



실기 강의와 시연을 가운데 두고 워싱턴에서 진행된 그의 개인전은 그곳의 신문과 방송의 주목을 이끌었다. 이들의 관심은 주로 한국의 전통적 기법이 갖는 천연덕스러운 친숙함과 형태의 창의적 변형에 관한 것이다. 전시회를 통해 미술관 교육에 참여한 사람은 미술가의 완성된 제작물을 직접 보며 교육의 내용을 되새기게 되고 자신의 교육적 체험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 이 전시회를 둘러본 팔순의 교포는 자신의 젊은 시절에 보편화되었던 생활자수의 경험을 회고하며 한국인의 정감이 드러난 이승희의 자수에 대해 반가움과 감회를 나타냈다. 이 정감은 현지인들 또한 지적한 것으로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전통적 형태들이 지역을 넘어선 국제적 이해와 공감을 가능케 함을 확인시킨다.

짧은 일정과 제한된 여건에서 개인으로서의 자수가가 보인 활동은 한국의 공예를 온전히 대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교육과 연계된 그의 전시회와 몸으로 전달하는 직접적 교육 방식은 오늘날 간간이 언급되는 공예의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다가온다. 현실의 삶과 미래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부재한 일반적 행사는 잔치 끝의 황량함을 전한다. 이승희의 활동에서 보이는 소통의 회복과 새로움의 각성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교육적 실천을 통해서 그것들이 확인되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들이 정보를 생산하는 점에서 일상의 삶마저 잔치의 즐거움으로 채울 암시가 되고 있다.

기사 보관함 :   
       ◆ 관 련 된 기 사 보 기
       ◆ 기 사 관 련 문 의
해당 기사의 질문이 없습니다.
 
       ◆ 저 작 권 에 대 하 여
ARTne를 이용하는 분들은 아래에 내용을 반드시 준수하여 주세요
- 이 사이트의 이용자는 ARTne의 사전 허락이나 허가 없이 어떠한 매체에도 직,간접적으로 변조, 복사, 배포, 출판, 판매하거나 상품제작, 인터넷, 모바일 및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 이 서비스의 이용자 즉, 회원들은 정보를 왜곡,개작,변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며 ARTne는 이를 통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또한 사전의 서면 허가 없이 ARTne의 정보를 이용하여 영리, 비영리 목적의 정보서비스, 재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 이 서비스를 통해 제공받은 정보의 사용은 이 웹사이트 내에서의 사용으로 제한하며 인터넷,모바일 등 전자매체로의 복사, 인쇄, 재사용을 위한 저장은 허가되지 않습니다. 단, 개인적 참조나 교육의 목적등 비영리적 사용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되나, 이러한 경우에도 반드시 결과물에는 출처를 "ARTne.COM"로 명시해야 합니다. (저작권이 ARTne가 아닌 경우에는 정보하단의 저작권자를 참조하여 해당 저작권자의 출처를 명시해야 합니다.)

- ARTne와 계약을 체결하여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용자는 허가된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트네는     l     이용방법안내     l     이용약관     l     개인정보정책     l     제휴안내     l     제보/투고     l     광고안내